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알고리즘이 심리를 이용해 피드 구조를 만들어 내는 방법

by redstar9 2025. 8. 6.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 몇 분만 보겠다고 생각한 순간이 어느새 몇 시간이 되어버린 경험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왜 그렇게까지 피드를 끊임없이 내려보게 될까요.

이 글에서는 알고리즘이 어떻게 사용자의 심리를 이용해 무한한 피드 구조를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적·행동적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알고리즘이 심리를 이용해 피드 구조를 만들어 내는 방법
알고리즘이 심리를 이용해 피드 구조를 만들어 내는 방법

1. 무한 스크롤의 탄생과 보상 시스템

오늘날 대부분의 소셜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은 무한 스크롤 방식의 피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페이지를 넘기는 구조가 아닌 아래로 스크롤만 하면 콘텐츠가 계속해서 자동으로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는 사용자의 시선을 붙잡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며 그 중심에는 인간의 뇌가 갖는 보상 체계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변수 보상 시스템이라 설명합니다.

사용자가 다음 콘텐츠에 어떤 정보나 재미가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받게 되면

뇌는 기대와 호기심을 느끼고 그 보상을 얻기 위해 반복적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도박이나 슬롯머신이 이러한 원리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피드 기반 콘텐츠도 유사한 방식으로 사용자의 집중을 유도합니다.

특히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나 이미지가 연이어 제공되면 뇌는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이는 사용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스크롤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우연히 반려동물 관련 짧은 영상을 하나 시청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몇 초 안 되는 영상이지만 귀엽고 재밌는 장면에 미소를 짓는 사이 알고리즘은 바로 그 반응을 포착합니다.

이후 피드에는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 영상이 연이어 등장하며

사용자는 스크롤을 멈추지 못한 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수십 개의 콘텐츠를 소비하게 됩니다.

이처럼 사용자의 순간적인 반응을 토대로 알고리즘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재배치하고 반복적으로 노출하여 몰입 상태를 유지시킵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피드가 무한하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콘텐츠가 선택되어 내 앞에 배치되는가 무작위처럼 보이는 이 흐름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2. 알고리즘은 어떤 콘텐츠를 계속 보여줄까

무한 피드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알고리즘의 정교한 예측 기능입니다.

플랫폼은 사용자의 시청 시간 클릭 패턴 좋아요 댓글 반응 등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의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사용자가 어떤 영상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뉴스에 공감했는지를 분석한 후 유사한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추천하여 몰입을 강화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장르의 음악 영상을 연속으로 감상했다면

이후 피드에는 유사한 테마와 분위기를 지닌 콘텐츠가 줄지어 나타납니다.

사용자는 다양한 선택지를 받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나 실제로는 취향에 맞게 필터링된 매우 제한적인 정보의 루프 안에 갇혀 있는 셈입니다. 이 같은 추천 방식은 사용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정보를 접할 기회를 줄이고 피로감과 권태감을 누적시키기도 합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을 단순히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관심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클릭하거나 잠시 멈추어 본 경우 이 신호는 관심 있음으로 해석되며

유사한 주제나 형식의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제공됩니다.

이는 사용자가 이전에 무엇을 봤는가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오래 볼 가능성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다이어트 식단과 운동 루틴에 대한 영상에 반응했다면

피드는 이 관심을 포착하고 건강 관련 콘텐츠를 줄지어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운동 팁이나 식단 정보가 등장하지만

점차 급하게 살 빼는 법, 하루 만에 5kg 감량과 같이 자극적인 제목과 과장된 결과를 내세운 콘텐츠가 함께 따라붙게 됩니다.

사용자가 이 중 하나에만 반응해도 알고리즘은 더 강한 자극을 주는 콘텐츠로 반응을 유도하려고 시도합니다.

이러한 반복적 강화는 사용자가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사용자를 끌어당기는 구조로 이어지며

주관적인 취향이 점차 알고리즘이 설계한 방향으로 형성되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자신이 무엇을 보고 싶어서 본 것인지 아니면 보여졌기 때문에 보게 된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처럼 알고리즘은 단지 맞춤형 추천이 아니라 사용자의 주의를 설계하는 메커니즘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반복되다 보면 콘텐츠 소비 자체가 피로감으로 이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3. 피드 중독과 주의력의 분산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가 공급되는 구조 속에서 사용자들은 점점 더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정보를 소비하게 됩니다.

이는 집중력을 단기간에 분산시키며 주의력 결핍에 가까운 상태로 몰고 가기도 합니다.

피드 안에서의 정보는 대부분 맥락 없이 빠르게 전달되며 흥미 위주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어느새 깊은 사고 없이 콘텐츠를 흘려보내는 데 익숙해지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현실 세계에서의 집중력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가지 작업에 몰입하기 어려워지고 짧은 자극을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 패턴이 일상 속에서도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청소년이나 어린 사용자들의 경우 이러한 환경에 더 취약하여 디지털 환경 속 과잉 자극이 학습 능력과 정서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알고리즘 기반의 무한 피드는 사용자에게 지속적인 자극과 피로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완전한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사용자의 자각과 선택이 개입된다면 지나친 의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먼저 스크롤 시간을 정해두거나 앱의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의도적으로 피드가 없는 콘텐츠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전자책 뉴스레터 오프라인 매체 등은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보만을 수동적으로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율성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피드는 끝나지 않습니다. 콘텐츠는 무한히 생성되고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나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주체적으로 정보를 선택하고 있을까요.

피로감과 중독 사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의 구조를 이해하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태도가 필요합니다.